정사에 따르면 원소는 대장군의 부하였다가 시어사가 되었으며, 얼마 후 중군교위로 옮겼다가 사예교유에 이르렀다고 기록되었다. 원소가 대장군 하진의 부하로 있을 때는 상황파악을 잘하였다. 하진이 환관들을 제거하려고 하였다가 그들이 사죄하자 마음을 바꾸었다. 부하인 원소는 이 기회에 그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진언했지만 하진은 동의하지 않았다. 결국 환관들은 하 태후의 명을 빌려 하진을 유인하여 살해하였다. 혼란이 일어났으나 원소는 환관들을 베고 병사들을 지휘하여 주도권을 장악해 나갔다.
사태가 동탁이 실권을 장악하는 쪽으로 흘러가자 원소는 결단을 내려 기주로 도망갔다. 명사였던 주밀, 오경, 하옹 등이 은밀히 원소를 지원할 정도로 원소는 신망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순욱이나 정욱이 원소보다 조조를 높이 평가한 사례라든가 곽가가 원소의 모신 신평과 곽도에게 "생각은 많으나 요령이 적고, 모략을 좋아하지만 결단력이 없다."고 평가한 것은 그 뒤의 흐름을 보면 정확하게 평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원소가 저수로 부터 북방을 다스리는 진언을 듣고 그를 감군, 진위대장으로 임명한 것은 순리를 따른 조처였다. 하지만 곽도가 천자를 맞아 업현에 수도를 세우라는 권고를 듣지않아 조조에게 기회를 빼앗기고, 아들들간의 분쟁을 방치하여 이를 간하는 저수의 간언을 무시하고, 조조와의 대전을 앞두고 안량의 그릇이 조조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저수의 간언을 무시했다가 안량을 잃고 지구전을 권하는 저수의 의견도 연이어 무시하였다가 저수는 조조에게 포로가 되었다가 살해되었다. 전풍의 장기전을 권하는 의견도 무시했다가 패전하자 전풍의 예언대로 그를 죽였다. 진수는 원소가 겉으로는 관대하고 아량이 있는 듯 보이고 희로애락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오히려 의심하고 꺼리는 것이 심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원소는 202년 건안7년에 근심 속에 죽었다고 기록되었다.
원소도 참모로 있을 때에는 상황파악에 기민하였고 결단력도 있었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오히려 부하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악수에 악수를 거듭하여 초기에 패할 수 없는 전력차이를 보이던 조조에게 승리를 헌상하였다. 자식들간의 교통정리도 최악의 수를 두었고, 자신의 힘을 과신하여 급할 때 여유를 보였고, 여유를 보여야 할 때 급하게 전쟁에 나섰다. 순욱과 곽가가 이미 초반에 이를 예측했으니 신묘한 느낌이 든다. 원초의 참모들도 뛰어난 인재들이 많으나 순욱이 예측한 대로 자중지란이 일어나 자멸했으니 이는 순욱과 곽가의 출중함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것이다. 전략가 중의 전략가라는 표현을 써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재벌 가문에서 금수저로 태어나서 흑수저로 생을 마감한 사람들이 이 땅에도 많은데 이는 원소에게서 아무 것도 배우지 않은 탓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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